여행 계획을 짤 때 "뭐 먹을지"부터 정하는 사람들이 있다. 이상한 일이 아니다. 그 지역이 아니면 절대 같은 맛이 안 나는 음식들이 있고, 그 한 그릇을 먹으러 몇 시간씩 이동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을 때가 있으니까.
너나들이에서 '미식' 테마로 지역을 고르면, 유명세 순이 아니라 지금 모인 친구들이 다 함께 부담 없이 닿을 수 있는 지역 중에서 그 동네 아니면 못 먹는 음식이 있는 곳부터 추천한다. 전주라면 비빔밥과 콩나물국밥, 통영이라면 충무김밥과 굴, 보성이라면 벌교 꼬막처럼 한 지역, 한 음식으로 딱 떠오르는 조합이 우선순위에 오른다.
같은 메뉴라도 이 지역 재료로, 이 지역 방식으로 만든 한 그릇은 어디서도 똑같이 재현되지 않는다. 그래서 미식 여행은 계획이 복잡할 필요가 없다. 그 집, 그 음식 하나만 정해두고 나머지 시간은 소화시키며 동네를 걷는 것으로 충분하다.
다음 모임 주제를 정할 때, "어디 갈까" 대신 "뭐 먹으러 갈까"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. 답을 정하고 나면 장소는 자연히 따라온다.